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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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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작성자 위즈 작성일 2017-10-28
조회수 5398 추천수 9


OO아.


네게 내색은 안 했지만, 네 소지품에서 담배를 발견했을 때, 네 엄마의 떨리던 목소리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구나.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왜 그러냐고 물어도 한참을 말 못 하고 있던 네 엄마의 심정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 같아.
형보다는 좀 더 강단이 있고 똑 부러지는 녀석이라 이런 것에는 초연할 줄 알았던 너다 보니 그 충격 역시 네 형 때의 그것보다는 컸던 것 같다.


이제 막 성인이 되었으니 너 역시도 남들 하는 거 다 해보고 싶을 테고, 담배 역시 친구들도 다들 피우는터라  너만 외면하기는 쉽지 않았을 상황에서 취기에, 호기심에, 무리의식에 혹은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두 번 같이해 볼 수도 있었을 거라는 것 역시도 너무 쉽게 짐작이 가.
하지만, 내가 그동안도 늘 말해 왔듯이 담배의 다른 수많은 나쁜 점은 우선은 둘째치더라도 중독이라는 아주 심각하고 치명적인 부작용을 감추고 있기에 호기심에서라도 손대서는 안 될 물건이라는데 상황의 심각성이 있는 거야.


네가 흡연한다는 걸 알고
내가 금연 하라고 했을때
너 또한 그러려고 했다고, 흔쾌히 금연하겠다고 했을 때
나는 너무 좋았지만, 사실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어.
왜냐하면, 이게 네 대답처럼 단순히 그렇게 쉬운 게 아니란 걸 아빠는 생생한 체험으로 알고 있으니 말이야.


담배는 네 인생을 좀먹는 암적인 존재란다.
네 소중한 돈과 시간을 갉아먹고 이웃에 피해를 끼치는 것까지는 그래도 좋게 봐서 네가 한 짓이니 댓가의 지불이라고 치더라도 네 건강을 갉아먹는 것 만큼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란다.


금연은,
부모를 위해서도
사랑하는 애인이나 이웃이나 자식을 위해 하는 것도 아닌
오직 나 자신을 위해 하는 거야.
그리고, 그래야만 핑계나 변명이 없어.


네가 알아야 하는 건 2~3달 피운 사람보다 20~30년 피운 사람의 금연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거야.
헤비스모커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중독이 심할수록, 또한 흡연 기간이 길면 길수록 성공확률이 높아.
왜 그럴까?
그건 금연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기 때문이야.


또 한가지 착각하지 말아야하는 건
흡연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심각한 중독이며,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거야.
니코틴은 일반 마약류보다 그 중독성 강하다고 하지만, 그것(니코틴 중독)이 다른 마약에 비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상대적으로 미미하여 그 중독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야.


그래서 흡연의 치료도 마약 중독을 치료하듯이 조심스럽게, 굳은 신념을 갖고 반드시 '원샷원킬'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만 하는 거야.
여기에는 그 어떤 핑계도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어.
오직, 무조건적인 금연만이 진리이며 절대선일 뿐이야.
네가 피워놓고 구차하게 주절주절 핑계나 변명을 대지는 마.
이번에 이 핑계를 대면 다음에는 다른 핑계가 없을까?
다음번에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자신하겠지만 과연 그럴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거야.
그 핑곗거리는 점점 더 늘어날 테고...
지금 딱 한 번만 피우고 다음에는 안 피우겠다는 것은 병적인 자가당착이자 오만한 착각일 뿐, 한 번 넘어지면 다음에는 지금보다 좀 더 쉽게 넘어질 뿐이야.
이게 사회고, 이게 흡연이고, 그리고.... 불행하게도 이게 진리야.
그래서....... 금연이 어렵다는 거야.
실패를 하고 나서 핑계를 댈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렇게 금연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해.
누구에게?
바로 너 자신에게 말이야.


시작 하기도 전부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할 수 있다고 자신할수록, 큰 소리 칠 수록 실제 그 성공 확률은 낮아.
아주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듯이, 임전무퇴의 마음으로 실제 전장에 나서는 군인의 심정으로 임해야만 해.
그래도 그 성공확률이 지극히 낮은 게 금연이야.
지금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 역시도 그 시작은 참으로 보잘것없었고, 이렇게 천일이 넘도록 꿋꿋히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은 눈곱만큼도 없었어.


금연의 자신감은 하루하루 이겨내면서 조금씩 내 마음속에 샘물이 고이듯이 쌓이는 거지 시작 때부터 품고하는 게 아니더구나.


작은 구멍이 제방을 무너뜨리듯이 금연도 아주 작고 사소한 방심의 틈바구니로 무너져버리더라.
내가 이곳에서 4년이 넘도록 지켜보면서 알게 된 거야.


부디 쓸데없는 자신감은 잠시 접어두고 배수의 진을 치고 임전무퇴의 심정으로 심장에 칼 한 자루 꽂고 금연에 임하길 바랄게.


내가 좀 완고하게 표현을 했지만...
금연은 이정도 각오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거야.


이번에는 꼭!, 꼭!.... 성공하길 바랄게.


화이팅~!!



사랑하는 OO에게.
아빠가.


----


부끄럽지만 이 글을 이제 막 성인이 되어 흡연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아니 대견하게도 금연을 다짐하고 첫 실수를 경험한 우리 둘째아들에게, 그리고 그 악동 친구들에게 아빠의 마음으로 전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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