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을 다시 시작한다.

그동안 너무 많이 금연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제는 이런 글을 쓴다는 것초차 별 믿음이 가질 않는다. 고1때부터 지금까지 14년을 흡연했고 그동안 수차례 금연을 시도했지만 매번 쉽게 담배에게 무릎을 꿇었다.

훈련병때 처음으로 금연해봤다. 훈련병때는 도저히 흡연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자의가 아닌 타의로 5주동안 금연했지만 자대로 가기전 긴장감에 그만...

제대후 10개월 넘게 금연했다. 그 당시 금연은 내가 내세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자존심이었다. 하지만 대학 복학후 강단에서 발표를 망치고 ...

금연하는 동안에는 흡연하는 사람을 보면서 느꼈던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이 정말 컸다. 그렇다 보니 그 후로 몇년째 흡연을 하면서 금연을 하고자 발버둥을 치고 있다. 1년에 최소 한번 이상은 금연을 시도해 봤다. 실패도 버릇이 된다고... 시작하고 포기하는 기간이 점점 짧아졌다.

나에겐 금연이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큰키에 마르고 허약한 체질이지만 꾸준히 운동만 한다면 호감가는 외모를 만들 수 있을텐데... 지금 별볼일 없는 강의실력이 꾸준히 공부한다면 재밌는 강의가 될텐데... 편의점에서 쓰는 돈만 절약해도 ... 담배피우는 시간과 그 때문에 흐트러지는 집중력만 아껴도 훨씬 많은 일들을 해낼텐데... 나 자신의 의지력을 확인하면 지금보다 힘든 순간도 당당히 헤쳐나갈텐데... 여자친구도 생기겠지.

"하루만 더!" "한대만 더!"하며 지금까지 미뤄왔다. 이제 정말로 지긋지긋하고 내 자신에게 미안하다. 오늘 2011년 11월 7일 월요일부터 금연을 시작한다. 그리고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눈을 감는 그 날까지 단 한대도 피우지 않을 것이다.

금연은 나의 가장 큰 기쁨이며 자랑거리일 것이다. 금연으로 내가 이루는 것들은 수없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흡연의 유혹은 언제까지나 의연하게 이겨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