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친구도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이 담배는 근 20년동안 저에게 없어서는 안될 나쁜 친구

였습니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늘 함께 했었고 저에게 위안을 주던 좋지만 나쁜 친구였습니

다.

제가 만약 아직도 혼자 살았더라면 이 나쁜 친구는 여전히 저와 함께했었을겁니다.

그다지 밉지 않은 나쁜 친구였습니다. 

때로는 '이 나쁜 친구야!  너없이 혼자 살고 싶다'며 이별을 고하고 몇시간 동안 방황을 했던

적이 있었지만 자꾸만 이 나쁜 친구가 머릿속에 사무치게 그리워지고 손발이 떨려오는것을

느끼는 순간 다시 이 나쁜 친구를 접하게 되고 그럴수록 이 나쁜 친구의 소중함과 달콤함을

더욱더 절실히 느꼈더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가정이 있습니다. 20년동안 나쁜친구에게 의지해 살아왔지만, 지금은

저의 아내와 아들과 딸이 더 소중합니다.

이 나쁜 친구가 저의 가족에게 행여나 피해를 주지나 않을까 늘 조마 조마하며 살았습니다.

특히 아들과 딸이 훗날 저와 같이 이런 나쁜 친구를 사귀게 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니 굳은

의지와 결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어떤 인연으로 이 나쁜 친구와 근 20년을 살아오게 되었지만, 애초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될

나쁜 친구였습니다.

이 나쁜 친구에게 속아서 세뇌당해온 나의 정신과 육체가 이 나쁜 친구와 이별을 고하는 순

간 다소 힘들며 어색함을 느끼고 있지만 이것은 일시적일뿐 분명히 순수했던 지난 20년전

으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이젠 남은 시간들은 이 나쁜 친구없이 더욱더 맑아지고 건강해진 저의 신체로 그 어떤 난관

도 극복해가며 즐겁고 희망차게 살아보겠다는 욕심이 앞섭니다.

이 나쁜친구야! 그동안 나에게 많은 위안이 되어줘서 고마웠다! 하지만 이제는 너없이도 나

는 즐겁게 살수 있단다.

행여나 내가 어렵고 슬플때 너가 다시 나를 위로해준다고 찾아온다면 나는 너에게 찬물을

끼얹어 주고 매몰차게 대할거란다!

영원히 안녕! 나쁜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