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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금연 처음과 마지막, 그 하루의 기억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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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금연 처음과 마지막, 그 하루의 기억
작성자 min 작성일 2019-11-09
조회수 4158 추천수 5

내가 만일 금연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죽은 지 십여 년이 지난 귀신입니다” - 로 이 글을 시작하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자판을 두드리다니 참 신기한 일입니다.

그러고도 건강하고 즐겁게 또 수십 년을 아주 잘 살아가겠지요.

 

금연을 결심한 때가 정확히 쉰 살이었군요.

그 몇 달 전부터 조금만 뛰어도 숨이 차고 감기를 달고 살았어요.

테니스를 치면 숨이 가쁘고 어지러워 한 게임을 치기가 힘들었어요.

그때 분명 보았어요, 죽음의 그림자를, 실체는 보지 못했지만...

, 내 인생 몇 년 남지 않았구나, 아직 자식들이 어린데.

 

그래서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합니다, 보험을 한껏 들었지요.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가장의 책임감, 눈물이 나는군요.

 

하루에 세 갑, 줄담배를 피우던 그 때.

내 죽음과 남은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니

감회가 깊어져 떠날 몸에 더욱 니코틴을 주입하며

한껏 삶의 허무함과 애통함을 나른하게 즐겼지요.

(죽음의 사색이 깊어지면 때론 슬픔을 즐길 줄도 알게 돼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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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요절의 원인은 단 하나, 흡연.

치료제도 단 하나, 금연.

금연하면 되지 않냐고요?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죽음보다 힘든 게 금연이라는 걸 모르시나요?

 

금연이라는 치료제는 완치의 효과가 있지만

금단증상이라는 부작용이 엄청 심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중도에 복용을 포기한다잖아요.

 

그러기에 금연이라는 특효약 대신에

가족을 위한 사망보험에 든 것은

참으로 현명한 판단.....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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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보험을 든 후 치열하게 금연에 도전했지요.

예상은 빗나가지 않고 적중 하더군요; 매일 실패지요.

아침마다 금연을 하고, 밤마다 실패에 빠지는 일관된 삶.ㅠㅠ

 

그렇게 마흔의 날이 습관처럼 지나고,

마흔 한 번째의 날, 귀신에게 홀렸는지,, 까닭은 알 수 없지만

담배를 입에 대지 않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해괴한 사건이 벌어진 거예요.

이를 정사(正史)에서는 기적 혹은 이적이라 불러 싣지 않고 야사(野史)에만 기록이 되지요.

 

그 기적의 다음 날 아침.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아요.

내가 하루 종일을 담배 = 이라는 등식을 깨버렸다니.

암튼 이해가 가지 않는 현상을 기적이라 부르고 제게 나타났으니

그날부터 이차돈의 잘린 목에서 우윳빛 피가 솟은 기적도 함께 믿기로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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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금연의 기록은 그 단 하루의 이룸’,

그 기적의 하루가 시작이고 끝이며 모든 것입니다.

그 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기쁘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고,,,(형용사가 부족하네요)

그러하니 어찌 그 하루를 배반할 수 있겠어요, 애틋하게 품고 하루씩 더 걸었을 뿐이에요.

 

금연, 이뤘던 어제를 하루만 더 연장하면 이루어지는 거더군요.

 

모든 님들, 오늘 하루만 이어가시면 돼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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