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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되어 이 마을을 지나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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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in | 작성일 | 2018-09-11 | ||
조회수 | 4165 | 추천수 | 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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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 살았네, 금연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미 저승을 헤맬 텐데)
하늘은 비췻빛으로 투명하고 바람은 호수물결로 찰랑이는, 가을 화폭이 삽상하니 곱다.
보름 전엔 엄니를 뉘곤 풀기와 올렸더니 그제는 지인을 먼 ‘저 언덕’으로 보냈네. 몸을 대신한 사진은 왜 그리 곱고 화사하던지.
저 산맥의 맥박이 울멍줄멍 펼치고 좁히고 오락내락 오르고 내리고 오락가락 끊기듯 이어지며 쉼 없이 흐르니 우리네 삶도 그런 게야.
마지막 산맥이 땅끝 마을에서 바다로 사라지듯 우리 삶도 끝 마을에서 땅 아래로 침몰하지만, 산맥이 사라진 바다의 발바닥은 끊임없이 이어져 우뚝한 섬의 산으로 솟구치기를 반복하지 않는가. 우리네 삶도 지하로 스며들어 지기(地氣)로 이어지는 것이니 산맥과 인생의 이치가 같은 게야, 아니.... 그렇게 믿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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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 사람들의 삶은 금연 전과 이후의 둘로 나눠지더군. 그러니까 금연 전은 전생이며 금연 후는 현생이라 부르겠군. 이상하게도 이 마을 사람들은 전생의 기억이 또렷하여 현생에서 전생을 산다고 몸이 착각을 하며 반응을 하지. 날마다 시간마다 담배의 신께 향불을 피워 올리고 싶은, 이 육신의 반사작용을 정신으로 제어한다는 게 가능하겠어?
일반적으론 불가능하지, 불가능하기에 이런 수행의 도량이 세워지고 특수 혹은 초월의 신념으로 발원(發願)을 하여 전생의 망상을 지우고 현세의 맑은 빛으로 살려고 처절한 수행정진을 하는 ‘세속의 수도승’인 게야, 우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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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많은 수행자가 그러하듯 주위를 차단한 채 고독한 섬으로 떠서 파도로 위태롭고 바람으로 괴로웠지만 ‘기적의 하루’를 이겨내니 눈물이 감격으로 흘러내리더군. 그 하루에게 존경과 감사와 신뢰와 찬탄을 드리며 흔들릴 때마다 감격의 ‘그 하루’를 되새기며 날마다 하루씩의 감격을 얹었더니 천일이 되고 삼천일이 되더군.
금연은 백일을 끊고 천일을 참는 게 아니더군. 하루를 버티고 견디기만 하면 이루어지더군.
혹여 하루 남은 99일이라 하여 방심하고 문틈으로 자신의 내면을 엿보아선 안 된다네. 엿보는 순간, 그 찰나의 호기심과 오만으로 파랑새는 날아가고 모든 것이 무너진다네. 자신을 믿게, 하루만 참으시게, 그러면 다 이루어진다네.
모두 이루시기를 합장하며 소망하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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