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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지붕 이야기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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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지붕 이야기
작성자 고향설 작성일 2014-01-28
조회수 7156 추천수 8

*** 양철지붕 이야기 *** 

 

 

명절이 닥아와서 그런지 갑자기 고향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요즘 세상에 정작 진짜 고향에 뿌리를 둔 사람이 몇 있을까?

부모 형제가 거처하는 곳이 고향이라 여기는 것이 모든 이들의 생각일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고향이라하면 추억이 깃든 곳. 

태어나고 자라면서 어린시절의 추억이 깃든 곳이 고향이라 여김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비록 지금 그곳 그자리엔 낯선 사람과 낯선 집이 들어 서 있더라도 말입니다

 

초등학교( 예전엔 국민학교라 했다) 3학년 때.

그때까지 우리집은 양철지붕의 집이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되던 해 스레트 지붕으로 바뀌었지만

양철지붕 고향집의 기억이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비 오는 여름날이면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 

비가 세차게 내릴 때와 이슬비 내릴 때의 빗소리가 마치 악기 소리를 듣는 듯하여 

대청마루에 턱을 고이고 무화과 나무잎이 비에 흔들리는 모양과

조그만 정원 둘레에 심어진 빨갛고 노란 채송화꽃의 아름다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을 빼앗겨 있기 일쑤였습니다 

 

세월이 흐르다 보면 추억의 분실은 어쩔 수 없지만

그 반대로 언제나 그 때와 똑같이 추억되는 몇몇의 기억들은 있게 마련이지요

양철지붕은 그 중의 하나

첫 사랑하면 달콤한 사연 하나 있을 법 하지만

나의 첫사랑은 사랑이 아니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두근거림이었습니다

그 오묘함과 신비스러움....스쳐가는 철없는 시간이었지만 나의 기억에 잊혀지지 않고 

자리잡고 있습니다. 요사이 말로 하면 사춘기였을겁니다

 

중 2학년 때, 그래도 그 동네에서는 꽤나 공부 잘하고 모범생이라고 소문이 났었지요

그때는 중학교도 시험보고 갔었는데 명문중학교에 합격하고 공부도 상위권이니

부모님도 자식이야기만 나오면 으쓱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동급생 여학생을 알게 되었지요. 

그 여학생 또한 부산에선 최고의 명문 여중이었고

자주색 베레모에  양갈래를 닿은 조금 긴 단발머리, 하얀 칼라의 교복,

 얼굴 또한 무지 예쁘게 생겼었지요

아마 제 눈에 안경이었겠지만 말입니다

 동네 초등학교 동창생과 친분이 있어 알게 되었는데

몇 번 친구랑 같이 모여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보고 하였지만

그때는 별로 대화를 많이 나누지도 않았었지요. 

그 학생의 아버지가 경찰서 형사반장이라고 하여 

뭐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괜히 거리감이 생겼는지도 모르지요.

 

어느 날인가 시험기간이라 밤 늦게까지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지붕에 돌이 굴러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무심이 넘어 갔지만 두세번 반복하여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가보니 

그 학생이 서 있었지요. 가슴이 콩닥콩닥, 어안이 벙벙하였습니다

처음 부딪히는 일이라 수습할 방법이 없어 멍하니 서 있는데

그 여학생 또한 공부하다가 생각나서 와 봤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 그 학생과의 몰래 만남은 양철지붕 돌 굴리기로 상습화 되었지요

성적이 떨어지고 양철지붕 돌 굴리기가 들켜 버렸을 때까지......

 

그 여학생은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나 처럼 중 늙은이로 살아가면서 아직은 조금 남은 젊음을 잃지 않으려

좋은 것은 다 찾아 먹고 기를 쓰고 운동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양철지붕에 비가 내릴 때면

늘 어머님은 부침개를 해 드셨지요.

집 둘레에 밭이 있으니 그때그때 밭에 나는 작물들로

파전이며 배추잎을 통채로 붙이는 배추전. 부추전, 호박전,

바다가 가까우니 굴전이랑 맛이 일품인 멍게전, 홍합전, 각종 해물전 등...

하지만 집안 대대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체질이라

부침개에 막걸리라는 말은 성인이 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부침개를 해 먹을 땐 그래도 친구들과 같이 나누어 잡수었기에 친구분들을 위해

향상 부엌에 막걸리가 놓여있는 이유를 그 때는 정말 몰랐었지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오늘처럼 명절을 앞두고 있는 날이면??이랑 부침개에 술 한잔 하는 날이면...

 

양철지붕 빗소리가

또닥또닥 따다다닥 쏴~아~

 

마음을 어지럽게 합니다

 

                                                                              

                                                                                          고 향 설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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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길 공마에는 
당연히 금연의 글들이 올라와야 마땅하지만 금연당사자들은
금연하고자 하는 마음에 괜스리 주눅이 들고 쪼그라드는 용기를 일깨우기 위한 허세와
동행하는 선배들의 힘찬 구호에 자칫 여유가 없어져 평상심을 잃어버리는 자신을 보고 있습니다... 출근길에 비가 내리고 명절을 앞두다 보니 고향 생각과 옛시절 생각이 절로 납니다
그때는 담배에 찌들지 않은 육신과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바라본 세상이었기에
그 시절이 늘 추억의 이름으로 불쑥불쑥 찾아 옵니다      
오늘은 아예 담배에 관련된 모든 것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날이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전년도 명절 쯤에 끌적여 본 글이니 그냥 한번 웃고 지나치길 바랍니다
선배님들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행복한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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