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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그림자도 사라지더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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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in | 작성일 | 2019-12-04 | ||
조회수 | 400 | 추천수 | 3 | ||
목요일마다 나신을 그린다. 이름 하여 “누드 크로키”. 누드모델은 5분 내지 1분 30초 간격으로 자세를 바꾸고 나의 붓은 꿈틀거리며 화선지에 그녀의 그림자를 얹는다.
짧은 시간에 전체를 그려내야 하기에 자연 집중과 몰입에 드니 들리는 소리는 오직 화선지의 길에 붓의 신발이 지나는 예리성(曳履聲)뿐이다.
나, 태어나 이토록 몰입한 적이 없었다. 찰나에 요체를 그림으로 적어내야 하니 집중과 몰입이 없으면 불가한 일이기에 나는 이 경지를 삼매(三昧)라 부른다.
삼매. 모델은 절대자가 되고 나는 몰입으로 심취하여 세상을 잊고 몸의 언어를 사경(寫經)하듯 사생(寫生)하는 것이다.
모델이 중력을 거스르는 어려운 포즈를 취하면 그의 근육이 가늘게 떨리기도 하고 땀방울이 주르륵 흐르는 객체의 몰입. 그리하여 화가와 모델, 주와 객, 너와 내가 하나의 기운으로 흐를 때 비로소 살아 숨 쉬는 괜찮은 작품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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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핀다는 것, 괜찮은 짓이다. 어차피 가는 인생, 짧으면 어떠랴. - 하고 살던 미개의 시기가 있었다.
담배라는 독초를 뽑아낸 가슴의 빈터에 심지도 않았는데 자라는 풀과 나무들이 무성하여 그 중에 하나의 나무 이름을 “누드크로키”로 부르는데, 흡연의 이력이 없었다면 이토록 아름다운 정원을 어찌 소유하랴.
날마다 견디며 쌓은 공력의 탑이 백 층을 넘고 천 층이 되어 십 리를 뻗은 그림자 아래, 견딘 땀방울로 소금밭이 되더라만 어느 날 홀연히 그림자 사라지기에 먼 길에서 뒤돌아 쳐다보니 탑은 신기루로 흩어지고 그림자마저 사라진 무영탑(無影塔)이더라.
삼천일을 지나면 자랑스럽던 탑도 사라지며 그를 따르던 그림자도 사라져 빈터가 되느니 이를 잊음, 망각, 본향, 원천 등으로 부르더라.
결심과 초지와 결행과 결단의 전쟁터는 사라지고 잊혀져 내 푸른 정원 숲 밖의 일인지라 관심도 없고 생각도 없으니, 의지(意志)로 사는 인간이지만 의지 없이도 그저 즐겁고 의미(意味)로 채색되는 삶이지만 의미 없이도 참 곱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우쳐 주려 천일을 수행토록 이끌어주신 담배선사(禪師)여, 고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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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하나의 탑을 더 올리신, ‘내 의지의 탑’을 향해 합장하곤 탑돌이의 기원과 맹서를 하소서 : 너를 처단해 나를 키우리라. 독(毒)을 걸러 약(藥)을 만들리라. 망상을 지우고 본성을 회복하리라.
겨울 아침의 차고도 맑은 햇살에 그대의 웅혼한 탑 참 아름답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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